
계획 없이 떠나는 즉흥 여행, 북한강 산책 코스
가끔 정해진 계획이 없는데.. 문득 날씨가 너무 좋을 때,
이유 없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아무런 부담 없이 즉흥적으로 찾아가기 좋은 곳 한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강릉, 동해, 부산, 대전 이렇듯 인기 있는 역은
빠르면 한 달 전에 예매를 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이곳은 하루 전까지만 결정하면 왠만해서는 열차표가 있습니다.
아니 그마저도 열차표가 없더라도 대안이 있습니다.
지하철로 갈 수 있거든요.
춘천보다 가깝고 청량리에서 지하철로 약 50분 걸리는 청평(경기도 가평군)입니다.
대성리역으로 가는 북한강 자전거길출발은 주말 기준 하루 전까지만 결정하면
거의 95% 혹은 100% 확률로 용산역에서 청평역으로 가는 열차표(ITX 청춘)가 있습니다.
단, 돌아오는 열차표는 최소 이틀 전에는 예매를 해야 원하는 시간대에 자리가 있는 편입니다.
만일 표가 없다면 지하철(경춘선)을 타고 돌아와도 됩니다.
"그런데 갈 때도 지하철(경춘선을) 타고 가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ITX 청춘을 고집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집이 용산역에 더 가깝습니다. (환승을 안 해도 됩니다.)
- 여행하는 기분이 납니다. (지하철보다 열차가 주는 설렘이 있더라고요.)
- 편하고 빠릅니다. (지정석이라 편하게 앉아갈 수 있고, ITX 청춘이 추월할 때 일반 경춘선은 역에서 대기합니다.)
-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용산역 기준 ITX 청춘 5,700원 / 지하철 2,450원) (환승은 별개)
이러한 이유들로 저는 가능하면 ITX 청춘을 타고 가며,
대체로 오전 10~11시 사이에 청평에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습니다.
청평에 도착해서 대체 뭘 하느냐?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걷습니다.'
청평역 앞에 있는 '청춘역 1979' 오른쪽에 보면 작은 황토길과 세족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가볍게 황토길을 한 바퀴 돌고 세족장에서 발을 씻은 뒤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합니다.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도 사고, 치킨이나 마트에서 마실 음료도 챙깁니다.
말하자면 완벽한 '소풍 준비'인 셈이죠.
그렇게 배를 채우고 간식거리를 챙겨 들면 이제 대성리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청평에서 대성리까지, 걷기 좋은 길
제가 청평을 찾는 이유는 탁 트인 북한강을 바라보며 걷는 이 길이 참 즐겁기 때문입니다.

걸으면서 출출할때 먹는 치맥



늦 가을에 오면 분위기가 또 달라요
한적하고 조용한 단풍길- 거리 및 소요 시간: 청평역에서 대성리역까지 약 8km, 12,000보로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 길 환경: 자전거 길이 함께 조성되어 있지만 밤시간이 아닌 이상 크게 위험하지 않고,
라이더분들도 대부분 멀리서 "지나갈게요" 하고 배려하며 지나갑니다.
- 휴식 포인트: 적당히 걷다 보면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들이 나옵니다.
대성리역 앞 공원까지 오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돗자리를 깔고 편히 앉아 쉴 수도 있습니다.





여유로운 마무리와 귀가 루트
이렇게 가볍게 2시간 정도 걸어서 대성리역에 도착하면 두 가지 선택지가 생깁니다.

- 지하철 요금이 한 번 더 들더라도 경춘선을 타고 다시 청평역으로 돌아가 ITX 청춘을 타고 서울로 올라간다.
- 대성리역에서 곧바로 경춘선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간다. (대성리역은 ITX 청춘 정차역이 아닙니다.)
이 루트를 1년에 한두 번씩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청평역에서 대성리역으로 걷고,
어떤 날은 반대로 대성리역에서 청평역으로 거슬러 올라오기도 합니다.
같은 길이라도 진행 방향이 바뀌면 또 다른 기분이 들거든요.
미리 거창한 일정을 정해놓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떠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이 적고,
자연이 숨 쉬며,
적당한 운동과 쉼터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는 점.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가볍게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바로 떠나는 즉흥 여행 루트입니다.